환양망익 (豢羊望翼)

 1652년 10월 윤선도(尹善道·1587~ 1671)가 효종께 당시에 급선무로 해야 할 8가지 조목을 갖추어 상소를 올렸다.

 '진시무팔조소(陳時務八條疏)'가 그것이다.

 하늘을 두려워하라는 외천(畏天)으로 시작해서, 마음을 다스리라는 치심(治心)을 말한 뒤, 셋째로 인재를 잘 살필 것을 당부하는 변인재(辨人材)를 꼽았다.

 "정치는 사람에게 달렸다

   爲政在人(위정재인)"

 고 한 공자의 말을 끌어오고,

 "팔다리가 있어야 사람이 되고, 훌륭한 신하가 있어야 성군이 된다  

  股肱惟人, 良臣惟聖(고굉유인, 양신유성)"

 고 한 '서경'의 말을 인용한 뒤 이렇게 말했다.

 "以邪爲賢(이사위현)  삿된 이를 어진 이로 보거나,

  以智爲愚(이지위우)  지혜로운 이를 어리석게 여기는 것,

  以愚爲智(이우위지)  바보를 지혜롭게 보는 것 등은

  此乃有國家者之通患(차내유국가자지통환)  바로 나라를 다스리는 자의 통상적인 근심입니다.

  而治日常少(이치일상소)  다스려지는 날은 늘 적고,

  亂日常多(亂日常多)  어지러운 날이 항상 많은 것은

  皆由於此也(皆由於此也)  모두 이 때문입니다"

 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적재적소에 인물을 발탁하는 문제를 설명한 뒤,

 "如此等人材得而任之(여차등인재득이임지)  마땅한 인재를 얻어서 맡긴다면,

  則殿下可以垂衣而治(즉전하가이수의이治)  전하께서는 그저 가만히 있어도 나라를 다스릴 수 있고,

  高拱無憂矣(고공무우의)  높이 팔짱을 끼고 있어도 아무 근심이 없을 것입니다.

  不得其人(부득기인)  마땅한 인재를 얻지 못한 채

  而欲治其國(이욕치기국)  나라를 다스리려 한다면,

  則誠如乘輦而適海(즉성여승련이적해)  이는 진실로 수레를 타고서 바다로 달려가고,

  拳羊而望翼(권양이망익)  양을 길러 날개가 돋기를 바라는 것과 같아

  徒勞於勵精(도로어려정)  애를 써 봤자 한갓 수고롭기만 하고,

  而日就於危亡矣(이일취어위망의)  나날이 위망(危亡)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라고 했다.

 글 중에

 수레를 타고 바다로 가고

  乘輦適海(승련적해),

  양을 길러 날개가 달리기를 바란다

  豢羊望翼(환양망익)

 는 말은 당나라 때 성균( 盛均)의 '인한해(人旱解)'에 나온다.

 수레를 몰고 길이 아닌 바다를 향해 내달리면 결국은 물에 가라앉고 만다.

 아무리 정성을 쏟아 길러도 양의 어깨에서 날개가 돋아날 리는 없다.

 될 수 없는 일의 비유로 쓴다.

 효종은 비답(批答)을 내려

 "내가 불민하지만 가슴에 새기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나의 과실을 지적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 달라"고 당부했다.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