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氣를 내리는 방법

 첫째가는 방법은 요가의 '쟁기 자세'이다.

 누워서 두 다리를 들고 머리 뒤로 넘기는 자세이다.

 가지런히 모은 양 발끝이 방바닥에 닿으면 훌륭한 자세이다.

 방바닥에 닿지 않더라도 형편 되는 대로 구부리고 있으면 머리로 솟았던 화기가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이 쟁기 자세를 하면 목 뒤쪽의 긴장되었던 경락이 풀린다.

 목 뒤쪽의 경락이 풀리면 심장으로 통하는 경락도 아울러 풀린다.

 그래서 쟁기 자세를 하면 심장 마사지를 하는 셈이다.

 심장마비도 예방한다.

 뇌경색도 예방해 준다.

 한 번에 10분가량, 하루 두 번 정도 하면 어지간한 화기는 아래로 내려간다.

 필자도 원고 쓰고 나면 화기가 위로 솟는데, 그때마다 방바닥에 담요 깔아놓고 이 쟁기 자세를 하고 나면 머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요가 5000년의 임상 검증을 거친 자세이기도 하다.

 자기 체질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 약점을 보완해주는 운동 자세나 식품을 알고 있는 것이 지혜이다.

 필자가 실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논두렁길을 걷는 것이다.

 논두렁은 물기가 축축한 땅이다.

 화기를 흡수해 준다.

 이를

 화치승룡(火熾乘龍)이라고 한다.

 '화기가 강하면 용을 타야 한다'

 는 뜻이다.

 '적천수(滴天髓)'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에서 용은 물기가 축축한 땅을 가리키는데 12지(支) 중 진(辰)에 해당한다.

 벼가 자라고 있는 논두렁길을 걷다 보면 화기가 내려간다.

 아파트로 이사 갈 때 근처에 논두렁이 있는 지방도시 변두리 동네를 일부러 골랐다.

 소금기가 있는 바닷가 길을 산책하면 화기가 가장 빨리 내려간다.

 소금기가 신장(腎臟)의 수기(水氣)를 강화해서 불을 끄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차를 마신다는 것은 결국 물을 공급하는 일이다.

 불을 끈다.

 30~40분가량 차를 마시는 일도 방법이다.

 세간사(世間事)를 간파하는 것도 화기를 내리는 핵심적인 방법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알고 있으면 크게 화를 낼 일이 적다.

 모르고 당했을 때 억울하고 화가 나는 법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궁구하는 일이 마음공부에 해당한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