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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2-17 08:07

문걸아성(聞乞兒聲)
 글쓴이 : 김철동
조회 : 50  

김용태(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2015년 4월 11일 경북대학교에서 있었던 풍고 김조순(金祖淳) 학술대회에서 「풍고 김조순(楓皐 金祖淳)과 북촌시사」 라는 제목으로 관련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내용중 아래와 같은 글이 있어 일부 발췌하고자 한다.

 

1, ‘북사(北社)’의 개념

2, 김조순의 북촌시사 활동

3, 김조순에 대한 북촌시사 평가

4, 북촌시사의 문화사적 의의

 

 

4, 북촌시사의 문학사적 의의


김조순의 「聞乞兒聲」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

殘飯及弊褐 조반급폐갈

生死立判路 생사립판로

狗彘畜不如 구체축불여

厥初誰所賦 궐초수소부


我行忽遇爾 아행홀우이

萬箭攢中心 만전찬중심

蒼天高復高 창천고복고

白日陰復陰 백일음복음

 

잔반에 헤진 옷
죽고 사는 갈림길에 섰구나
기르는 개나 돼지 보다 못하니
애당초 누가 부여한 운명인가


내가 지나다 우연이 너를 만나서

만개의 화살이 마음을 찌르는 듯하다

푸른하늘은 높기만 하고

태양은 흐릿하기만 하구나

 


'거지'는 장편고시에서 가끔 다루어지는 제재인데,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바는 ' 厥初誰所賦'라는 구절이다. 이는 참상의 고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불평등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사유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유근도 이와 유사한 「丐叟歎」을 지은바 있다. 필시 부친의 「聞乞兒聲」을 염두에 둔 창작이었을 것이다. 그 '幷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 이윽고 다시 생각하니 하늘이 부여함에 다행과 불행이 있다. 저 거지 아이는 이목구비가 나보다 못한 것이 없는데도 나 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으니 참으로 불행한 것이다. 내가 또 무어 자랑스러워 할 것이 있겠는가. 생각건대 재주도 없고 덕도 없는 내가 公卿이 된다면 이는 하나의 초목에게 비단옷이 입혀지는 꼴일 따름이어서 고인들이 이른바 대차와 밤을 먹는 산동 사람이 모두 조정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거지 아이에게 비웃음을 받지 않는 자 또한 거의 드므리라 - 한자로 된 본문은 사진의 8p 13) 참고) -

 

김조순의 '厥初誰所賦'가 여기에서 보다 내용이 풍부해졌음을 볼 수 있다. 본래 유가에서 정치의 모든 책임은 士에게 있으므로 백성들의 피폐한 삶을 목격하고서 깊은 반성을 하는 것은 士들에게는 유구한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유근의 사유는 이러한 '반성'과는 좀 결을 달리한다고 생각된다. '애초에 불평등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이므로 이는 보다 근본적인 물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유와 물음은 '자아'에 대한 어떤 예민한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발표자의 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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