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18)

甲申正月二十一日。夜漏已盡。上忽下敎曰。此人終老海邊。非此日意也。其放之。明日。卽文忠公殉節江都之日。而上心感焉。朝野聳然相賀。公自此歸苕泉舊廬。杜門屛居。惟潛心經傳。然聞朝廷有善。則喜如有得。有失則憂爲廢食。其忠愛如此。

갑신정월이십일일。야루이진。상홀하교왈。차인종로해변。비차일의야。기방지。명일。즉문충공순절강도지일。이상심감언。조야용연상하。공자차귀초천구려。두문병거。유잠심경전。연문조정유선。칙희여유득。유실칙우위폐식。기충애여차。

갑신년(甲申年, 1764 귀양보낸지 5년후) 정월 21일 밤 시각이 이미 다했는데 임금이 갑자기 하교하기를, “이 사람이 끝내 해변에서 늙는 것이 오늘의 뜻이 아니니 그를 방면하라.”고 하였다. 이튿날은 바로 문충공이 강화도에서 순절했던 날이었으니 임금의 마음이 감응한 것이다. 조야에서 용연(聳然;삼가고 두려워 하는 상태로)히 서로 축하하였다. 공은 이로부터 초천(苕泉;종로 경운동)의 옛집으로 돌아와서는 문을 닫고 숨어 살면서 오직 경전(經傳)에만 잠심하였다. 그러나 조정에 좋은 일이 있는 것을 들으면 마치 얻은 것이 있는 것처럼 기뻐하였으며 실수가 있으면 근심하며 먹는 것도 그만두었으니 그의 (주상에 대한)충성과 사랑이 이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