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21)

公爲人沈重而英偉。和厚而剛方。悃愊無間。而人不敢褻。持論平恕。而義形於色。居家則禮于奉先。友于兄弟。恩于宗族。事君則以不欺爲義。以難進易退爲節。以陳善責難盡言不諱爲己任。故終始立朝。出處言議光明直截。無纖毫骫骳依違之態。

공위인침중이영위。화후이강방。곤핍무간。이인불감설。지론평서。이의형어색。거가칙례우봉선。우우형제。은우종족。사군즉이불기위의。이난진역퇴위절。이진선책난진언불휘위기임。고종시립조。출처언의광명직절。무섬호위피의위지태。

공의 사람됨은 중후하면서도 영특하고 온화하면서도 강직하며 정성스러우면서도 틈이 없었으니 사람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였다. 지론(持論)은 공평하고 관대하여 의리가 낯빛에 드러났다. 집안에 거처할 때에는 조상을 받드는데 예를 다하였고 형제에게는 우애로웠으며 종족에게는 은혜로웠다. 임금을 섬김에는 속이지 않는 것을 의리로 삼았으며 나아가기를 어렵게 하고 물러나기를 쉽게 하는 것을 절도(節度)로 삼았다. 선언(善言)을 진술하고 어려운 일을 권면하는 것을 자기의 임무로 여겼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조정에 있으면서 출처(出處)와 언론(言論)이 광명(光明)하고 직절(直截;곧바로 헤아려 판단함)하여 털끝만큼이라도 굽히거나 머뭇거리는 모습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