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29)

善乎南文淸公之言曰。公故家子。惟孝與忠。性於天而法於家。公又直養而無害。語君德則納之正道。而不避忌諱。論時政則塞其利源而不畏強禦。以至流離坎迍嶺海。半其生而卒不死者。正賴聖主憐其忠耳。若公者。庶幾守身知命之君子。嗚呼。其盡之矣。易曰。險以說。困而不失其所亨。其惟君子乎。其公之謂也歟。謹狀。

선호남문청공지언왈。공고가자。유효여충。성어천이법어가。공우직양이무해。어군덕즉납지정도。이불피기휘。론시정즉새기리원이불외강어。이지류리감둔령해。반기생이졸불사자。정뢰성주련기충이。약공자。서기수신지명지군자。오호。기진지의。역왈。험이설。곤이부실기소형。기유군자호。기공지위야여。근상。

훌륭하도다. 남문충공의 말에, “공은 고가(故家, 대대로 벼슬한 집안)의 자손으로 오직 효도와 충성은 천성이고 가법이었는데, 공이 또한 바로 길러서 해치지 않았다. 임금의 덕을 말할 때는 정도를 말씀드리고 꺼리거나 싫어하는 것을 피하지 않았으며, 시정을 논할 때는 그 이익의 근원을 막고 강제로 제압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떠돌아다니면서 영해에 머무르면서도 반평생 동안 끝내 죽지 않은 것은 바로 성주께서 그 충성을 어여삐 여겼기 때문이었다. 공과 같은 분은 무릇 몸을 지키고 명을 알았던 군자였도다. 아! 끝났구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험해도 기뻐할 줄 알고 곤궁해도 형통함을 잃지 않는 것은 오직 군자만이 가능할 따름이다.”고 하였으니, 그것은 공을 일컬은 것이로다. 삼가 시장(諡狀)을 쓰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