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26)

自公之歿。龜黨必欲湛公家而滅其口。陰中公子姪百方。而正廟自在春邸。已聞公此事。故計終莫售。及當庚申，辛酉之際。龜黨愈鴟張豕突。變怪疊出。而公兩孫又幾魚肉焉。其幸而獲全。則匪人力哉。今朝廷始正龜祿之罪。而褒美首及於公。君子有以知天理之不終忒也。世之論此者曰。方龜祿之倡凶論也。威勢藐儲君。糾結且半世。意之所欲。殆無不可爲者。公能斥之而不懼。不亦難哉。斯言似矣。而未可謂知公之深也。亂臣賊子。人得以誅之。人之有秉彝者。誰不足以斥之。但斥焉而賊膽破。卒莫能逞其凶者。非畏人之有是斥也。伊畏爲是斥者。公耳。公忠犯人主而尙不懼。何有狐鼠輩哉。故曰。公之難在乎公之人。不在乎其言之也。

자공지몰。구당필욕담공가이멸기구。음중공자질백방。이정묘자재춘저。이문공차사。고계종막수。급당경신，신유지제。구당유치장시돌。변괴첩출。이공량손우기어육언。기행이획전。즉비인력재。금조정시정구록지죄。이포미수급어공。군자유이지천리지부종특야。세지론차자왈。방구록지창흉론야。위세막저군。규결차반세。의지소욕。태무불가위자。공능척지이불구。불역난재。사언사의。이미가위지공지심야。란신적자。인득이주지。인지유병이자。수불족이척지。단척언이적담파。졸막능령기흉자。비외인지유시척야。이외위시척자。공이。공충범인주이상불구。하유호서배재。고왈。공지난재호공지인。불재호기언지야。

공이 돌아가신 이후에도 김귀주의 무리가 반드시 공의 집안을 없애고 그 입을 막으려고 하여 몰래 백방으로 중상(中傷)하였는데 정묘(正廟, 정조)가 춘저(春邸, 세자궁)에 있을 때부터 이미 공의 이 일을 들었기 때문에 계책이 끝내 어쩔 수 없었다. 경신년(庚申年, 1800)과 신유년(辛酉年, 1801)이 되어 김귀주의 무리가 더욱 기세를 돋우고 들이닥쳐 변괴(變怪)가 거듭 나왔는데 공의 두 손자 또한 거의 어육(魚肉)이 되어버렸다. 다행스럽게 보전한 것은 인력(人力)이 아니겠는가? (그 후에) 지금 조정에서 비로소 김귀주와 김한록의 죄를 바로잡았는데 포상(褒賞)이 공에게 먼저 이르렀으니 군자가 천리(天理)는 끝내 어그러지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세상에서 이것을 논하는 자들은 “김귀주와 김한록이 처음 흉악한 논의를 일으킬 때 위세가 저군(儲君, 세자)을 업신여겼으며 결탁한 지 반세기(半世紀, 50년) 동안 마음으로 하고자 하는 것은 거의 못하는 것이 없었는데 공이 그들을 배척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또한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하였다. 이 말이 근사하겠지만 공을 깊게 알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난신과 적자는 사람들이 죽일 수 있다. 인륜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인들 배척하지 못하겠는가? 다만 배척하고도 적의 간담을 부수어서 끝내 그 흉악함을 드러낼 수 없게 하였으니, 다른 사람이 배척하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저들이 자신을 배척하는 것을 두려워한 사람은 오직 공 뿐이었다. 공의 충심(忠心)은 임금을 침범하고서도 오히려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어찌 여우와 쥐 같은 (간사한) 무리 이어서 이겠는가. 그러므로 말하기를, “공에게 어려움이란 공의 사람됨에 있었지 그렇게 말하는 것에 있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