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23)

嘗語當路曰。今世視儒者。爲別樣人。以出而論世務爲分外。聖上意亦如此。此事正急道破以開上疑也。均役之議也。公謂主事者曰。减布意誠善。然經用之不足。節省而已。何可變舊刱新。反行斂聚之政乎。荊公靑苗法。其不曰周官美制。而不勝天下之譏也。其人勃然曰。是豈吾自私者哉。公曰。是雖不自私。傳稱長國家而務財用。必自小人始。子其不免乎。自此其人恨公特深。

상어당로왈。금세시유자。위별양인。이출이론세무위분외。성상의역여차。차사정급도파이개상의야。균역지의야。공위주사자왈。감포의성선。연경용지부족。절성이이。하가변구창신。반행렴취지정호。형공청묘법。기불왈주관미제。이불승천하지기야。기인발연왈。시기오자사자재。공왈。시수불자사。전칭장국가이무재용。필자소인시。자기불면호。자차기인한공특심。

일찍이 당로(當路, 요직)에게 말하기를, “지금 세상에서 선비를 보고 별다른 사람이라고 여기는데, 출신(出身)해서는 세상일을 논하는 것을 분수 밖으로 여기기 때문이니 성상의 뜻 또한 이와 같습니다. 이 일은 정말 급하게 설파하여 임금의 의심을 풀어야 합니다.”고 하였다. 균역(均役)을 의논할 때 공은 일을 맡은 사람에게 말하기를, “감포(減布)하는 의도는 참으로 좋지만 그러나 경비가 부족하면 절약해서 줄일 따름이지 어찌 옛것을 바꾸어 새롭게 만들어 도리어 거두어 모으는 정사(政事)를 행합니까? 형공(荊公)의 청묘법(靑苗法)도 주관(周官)의 훌륭한 제도이지만 천하의 기롱(譏弄;실없는 말로 놀림)을 견디지 못했다고 말하지 않습니까?”라고 하였다. 그 사람이 발끈하며 “이것이 어찌 내가 사사롭게 하는 것입니까?”라고 말하였다. 공이 말하기를, “이것이 비록 사사로움에서 나온 것은 아니더라도 전(傳)에는 ‘국가의 책임자가 되어 재용(財用;재물을 함부로 사용)에 힘쓰는 것은 반드시 소인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하였으니 그대는 그것을 면하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이로부터 그 사람은 공에 대한 원한이 특히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