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25)

正宗癸丑。公仲子按海西。例贈公吏曹參判。初戚臣金龜柱從叔漢祿者。居湖中。士夫間爲龜柱陰募死黨。將以動搖儲位。而漢祿與公族子敎行。嘗同門而學。因講論擧胡寅，張栻論唐中宗時事。而其言絶悖。敎行驚斥之。以朱子答張敬夫書示之。漢祿又言於公從子毅行。毅行大駭。奔告於公。公聞之曰。噫。是其心眞亂逆也。顧何有於援古而證今。是由戚里相軋。患失慮後之心。遂爲此凶圖也。若不辨早而斥嚴。其如宗社何。憤吒未已。仍誡子姪曰。吾今罪累且死。若曹他日有立朝者。無廢吾今日言。漢祿聞而恚甚。然憚公名。莫敢動。挈家避去。

정종계축。공중자안해서。례증공리조참판。초척신금구주종숙한록자。거호중。사부간위구주음모사당。장이동요저위。이한록여공족자교행。상동문이학。인강론거호인，장식론당중종시사。이기언절패。교행경척지。이주자답장경부서시지。한록우언어공종자의행。의행대해。분고어공。공문지왈。희。시기심진란역야。고하유어원고이증금。시유척리상알。환실려후지심。수위차흉도야。약불변조이척엄。기여종사하。분타미이。잉계자질왈。오금죄루차사。약조타일유립조자。무폐오금일언。한록문이에심。연탄공명。막감동。설가피거。

정종(正宗, 정조) 계축년(癸丑年, 1793)에 공의 둘째 아들이 해서(海西, 황해도) 안찰사(按察使;도지사)가 되자 관례에 따라 공을 이조참판에 추증하였다. 처음에 척신 김귀주(金龜柱)의 종숙 김한록(金漢祿)이 호중(湖中, 충청도)에 살았는데, 사대부 사이에서는 김귀주가 남몰래 사당(死黨, 사생을 같이 하는 도당)을 모집하여 장차 저위(儲位, 세자의 지위)를 동요하려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김한록은 공의 족자(族子) 김교행(金敎行)과 일찍이 동문에서 수학하며 강론에 말미암아 호인(胡寅)과 장식(張栻)이 당(唐)나라 중종(中宗) 당시의 일을 거론하였는데 그 말이 아주 패륜이었다. 김교행이 놀라서 배척하고 주자(朱子)가 장경부(張敬夫)에게 답장한 편지를 보여주었다. 김한록이 또 공의 조카인 김의행(金毅行)에게 말하니 김의행이 깜짝 놀라 공에게 달려와서 알렸다. 공이 듣고 말하기를, “아, 이것은 그 마음이 진짜로 난역(亂逆)하려는 것이다. 만약 일찍 분별하여 엄하게 내치지 않으면 종묘사직을 어떻게 하겠는가?”하고는 격분하여 꾸짖기를 그치지 않고 인하여 자질(子姪;아들과 조카)에게 경계하기를, “나는 지금 죄가 쌓여 죽을 것이니 만약 너희들이 훗날 조정에 서는 자가 있거든 내가 오늘 말하는 것을 버리지 말라.”고 하였다. 김한록이 듣고 몹시 짜증을 냈지만 그러나 공의 명성을 두려워하여 감히 움직이지는 않았는데 공은 가족을 데리고 피하여 떠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