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학(副提學) 김시찬(金時粲) 

 상소문 시장(諡狀) (15)

或有宮掖近習。不謹於承奉之節。假托令旨。橫肆街市。其所以仰累睿德者。不貲。邸下深居宮中。豈能盡知。而諸臣雖有懷憂願忠者。亦不敢一陳於前。是豈無愛邸下之心而然哉。伏願明詔有司。嚴加禁斷。以昭淸明之德。奇哀不接於耳目。義理浸灌於心腑。則自然志氣明粹。身心淸泰。不覺厥德之日修矣。

혹유궁액근습。불근어승봉지절。가탁령지。횡사가시。기소이앙루예덕자。부자。저하심거궁중。기능진지。이제신수유회우원충자。역불감일진어전。시기무애저하지심이연재。복원명조유사。엄가금단。이소청명지덕。기애부접어이목。의리침관어심부。칙자연지기명수。신심청태。불각궐덕지일수의。

간혹 궁액(宮掖;왕비 빈)과 근습(近習, 임금의 인척)으로 총애를 받는 사람)들이 받들어 지키는 절차에 삼가지 않고 영지(令旨, 세자의 명령서)에 가탁(假托)하여 시가(市街)를 횡행(橫行)하고 있으니 그 성상의 덕에 누를 끼치는 것이 적지 않습니다. 저하는 궁중에 깊숙이 거처하시니 어찌 모두 알 수 있겠습니까마는 여러 신하 가운데 비록 근심을 안고 충성을 원하는 자가 있더라도 또한 앞에서는 감히 하나도 진술하지 않으니 이것이 어찌 저하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서 그러하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유사(有司;사무를 맡아보는 직책)에게 밝은 조서(詔書)를 내려 엄중히 금단하여 청명한 덕을 밝히십시오. 사특한 속임수[奇哀]가 이목에 닿지 않고 의리가 심장에 쏟아진다면 저절로 지기(志氣)가 밝고 순수하며 심신(心身)이 맑고 편안하여 모르는 사이에 그 덕이 날로 닦일 것입니다.”고 하였다.